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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폐지'vs'수능 보완' 생각 달라도 교육개혁 '한 마음'[ESF2023]
등록일2023.06.21 17:5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김영은·이영민 수습기자]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은 사실 입시정책에 불과하다. 수능을 없애야 한다.” vs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이 없는 수능은 아주 좋은 제도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폐지론자’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와 ‘사교육 대부’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인구절벽 속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계 과제로 다소 결은 다르지만 각각 강력한 방안을 제언했다.

김 교수와 손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해 ‘수능 폐지’부터 ‘의대 정원 확대’까지 각각의 교육관을 밝혔다. 오지선다형 수능으로 인해 학생들의 사고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김 교수의 주장에 손 회장은 수능을 통해 충분히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전략포럼에서 열린 첫 세션 ‘오늘의 학교, 내일의 교육’은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가 좌장을 맡아 김 교수와 손 회장이 대담을 나눴다.

나승일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와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오늘의 학교, 내일의 교육’이란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대입제도 개선 신중해야”vs“수능 폐지해야”

손 회장은 단기적인 시점에서 입시제도 개혁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입시 제도에 손을 대면 댈수록 사교육비가 늘어났다”며 “수능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굉장히 좋은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입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그 예로 들었다. 손 회장은 “가장 큰 교육 수요는 의대 진학에 있다”라며 “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2~5배 늘리면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손 회장은 학령인구 급감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입시 제도가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생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재 입시 제도는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해 대입 경쟁률이 극단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새로운 대입제도의 필요성이 대두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능은 물론, 대학 서열화 및 대학 등록금 폐지를 꼽으면서 맞섰다. 그는 “수능을 없애고 고등학교 시험을 입학 자격 시험으로 보고 원하는 학교·학과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라면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대학 서열화를 없애고 대학 등록금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했다.

독일의 대입 제도인 ‘아비투어’가 대표적이다. 아비투어는 특정 주제에 대해 5시간에 걸친 논술식 필기시험으로 진행된다. 모든 평가는 절대평가로 진행되고 합격률은 80~90%에 달한다. 김 교수는 “유럽은 수능·대학 서열화·등록금이 없다”라며 “스스로 사고해서 표현한다는 면에서 오지선다형인 수능보다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나승일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와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오늘의 학교, 내일의 교육’이란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인구절벽 속 교육개혁 절실” 한 목소리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사실상 없다고 부정하는 입장”이라며 “과거 독재정권 당시에는 산업 전사·방공 투사를 기르는 게 교육이었고 민주 정부 이후에는 인간이 아닌 자본의 부품을 기르는 것을 교육이라고 불렀다”고 혹평했다.

손 회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 독립한 국가 중 산업화·민주화를 이 정도로 이룬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며 교육이 원동력이었다”며 “30년 간의 고도압축 성장과정에서 세계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빠른 추격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교육은 나름 순기능을 했다”고 반박했다.

인구절벽 속 교육개혁의 중요성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김 교수는 ‘불행하지 않는 교육’을 그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 르몽드지는 경쟁적인 교육을 이유로 우리나라 학생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로 평가했다”며 “12년 간의 경쟁적 교육 끝에 탄생한 엘리트들이 우리 사회 속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에서 가능성을 봤다. 그는 “AI 교육혁명이 이뤄지면 AI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대일 맞춤 교육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며 “이제는 네모난 교실을 넘어 기술적 진보와 함께 AI 시대에 맞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좌장을 맞은 나 교수는 교육 시스템의 선진화에 주목했다. 나 교수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교육은 ‘추격형 모델’이였다면 이제는 ‘선도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아이 한명 한명이 소중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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