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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th W페스타]"물결 같은 연대, 세상 바꾸는 힘이 될 것"
등록일2020.10.20 18:10
[이데일리 장병호 최영지 김정현 기자] “예전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했을 때 침묵했다. 이후에 입사한 후배도 똑같은 일을 겪는 걸 보면서 내가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20일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영웅은 어디에나 있다’(Hero, Everywhere)를 주제로 열린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 네 번째 세션 ‘TOGETHER 함께, 연대하다’ 연사로 나선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과거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를 통해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 의원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동에 나섰지만 처음엔 ‘왜 나는 이만큼밖에 못 하는 거야’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이제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그것이 하나의 물결이 돼 다른 이들과 연대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정(왼쪽부터) CBS PD,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회 교수,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임세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TOGERTHER 함께 연대하다’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여성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운 영웅들

모더레이터를 맡은 김현정 CBS PD는 이번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을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질문하는 트러블 메이커”라고 소개했다.

헌정 사상 최연소 여성 의원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류 의원 외에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여성을 위한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지난 9월 청와대의 ‘입’으로 새로 발탁된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 방직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34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선 변호사로 활동해 온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워온 ‘영웅’이라는 점이다.

20여년 간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일에 앞장서온 이 교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마주했던 과거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프로파일러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초창기에는 교도소에 가도 여자라는 이유로 연구 대상인 범죄자를 만날 수 없었다”며 “해외 파견을 나가서야 외국엔 여자 교도관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여성이기에 범죄심리학에서 더 많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중장년 남성을 중심으로 맺어지는 ‘인맥’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젠더에 대한 큰 의식 없이 30년 가까이 고군분투하며 살았는데 ‘여자인데 이 일을 할 수 있겠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한국에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일하는 여성’이라는 카테고리가 가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회는 공평…포기하지 말고 기다리길”

이들이 편견을 이겨낼 수 있었던 데에는 여성과의 연대가 있었다.

김 의원은 “30대에 변호사를 개업할 때 남자 변호사들로부터 ‘여자 혼자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며 “그럼에도 주어진 자리에서 내 방식대로 편견과 싸우며 가장 약한 사람을 돕는 일을 하기로 생각했고 여성과 아이를 위해 싸워 왔다”고 말했다.

‘최연소’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임 부대변인은 “15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이 둘을 낳은 ‘워킹맘’으로 살아왔는데 그 뒤에는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도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성의 연대가 있었기에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아이를 키우느라 숨 쉴 틈 없이 고생하는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이 위대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편견을 이겨낸 영웅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연대가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 안에서 혼자 아무도 만나지 못한 채 삶이 곧 끝날 것이라며 두려워하는 여성이 있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당신의 인생은 실패가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오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기다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PD는 “코로나19로 힘든 지금, 연대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 된다”고 이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 PD는 “그동안 앞만 보고 돌진, 개발, 공격으로 나아갔던 인류는 이제 멈추는 정도가 아니라 함께 연대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멸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남녀도, 세상도 이제는 모두 ‘한 덩어리’라는 생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왼쪽부터) CBS PD,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회 교수,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임세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TOGERTHER 함께 연대하다’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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