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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W페스타]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 "충분히 노력했다면 영웅…포기도 괜찮아"
등록일2020.10.14 06: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신념을 갖고, 그 신념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영웅이라 생각해요. 혹여 포기하더라도 충분히 노력했다면 영웅이라 불려야 마땅합니다.”

미국에서 데뷔한 국내 최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이자 플러스사이즈 쇼핑몰 ‘66100’을 운영 중인 김지양(34) 대표는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여를 앞두고 13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오는 10월 2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영웅은 어디에나 있다’(Hero, Everywhere)라는 주제로 열리는 W페스타 연단에 올라 외모나 체형, 사이즈로 인해 차별받거나 고통받아선 안 된다는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 사회는 끝까지 해내지 못한 사람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순간 포기하더라도 충분히 노력했다면 히어로”라며 이 시대의 영웅상을 제시했다.

김지양 66100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교동 66100 사무실에서 이데일리 W페스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 대표는 2010년 미국 최대 플러스사이즈 패션쇼 ‘풀 피겨드 패션위크(Full Figured Fashion Week)’에 한국인 최초로 데뷔했다. 또 패션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 플러스사이즈 모델 콘테스트에서 991명 중 8위에 오르면서 성공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 패션 시장은 냉혹했다.

김 대표는 “아예 일이 없었다. 한국시장 자체가 워낙 보수적이고,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좀 부족한 사회이다 보니 플러스사이즈 모델이 설 자리가 없었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그는 “할 수 있는 일이 다이어트 비품 모델 정도로 매우 한정적이었다”며 “이른바 ‘투잡’을 뛰어야만 생계유지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플러스사이즈 모델이 보편화 됐다. 인구 30% 이상이 비만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에서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쓴다. 다만 미국에서도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6~7개 정도의 패션쇼를 참여하기로 했지만 성사가 안됐다”며 “그 브랜드의 가장 작은 사이즈가 나에게 너무 컸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결국 ‘66100’이라는 플러스사이즈 전용 잡지를 창간하고, 동명의 쇼핑몰도 창업했다. 그는 “미국 패션쇼에 나갈 돈이면 잡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독립잡지를 만들었다”며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온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션잡지에 플러스사이즈 모델은 왜 일 년에 한 번만 등장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면서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있었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성’에 주목하고 ‘자기 몸 긍정주의’을 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다이어트 광고에 노출된다”며 “내가 아름다울지 혹은 그냥 나 같아 보일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권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큰 차이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다양성 존중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거식증으로 사망하는 모델이 많아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활동을 2017년부터 법안으로 금지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알게 모르게 섭식장애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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