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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10th] 후카가와 교수 "좀비기업·경직노동시장 개혁해야"
등록일2019.06.10 05: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책임감 있는 정부라면 실패한 최저임금정책 대신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 고령화를 극복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히는 후카가와 유키코(사진) 와세다대 교수가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경쟁력 없는 기업은 구조조정하고,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오는 12~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한반도,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란 주제로 여는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연사로 나선다. 후카가와 교수는 13일 ‘다시 그리는 한반도 경제지도’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과 토론한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근시안적 예산지출에 따른 주먹구구식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실패한 최저임금정책 대신에 건설적인 규제 완화와 사회안전망 개선을 통해 경쟁을 장려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인구변화에 따른 부정적 압박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구조개혁을 통해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하락)이라는 수렁에 빠지기 전에 방대한 규모의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좀비기업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동유연성을 제고하고 시장주도적인 혁신 패러다임을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경제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원인으로 △빠른 임금상승 △혁신속도 저하 △정치상황으로 인한 투자정체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중국 경기침체와 반도체 가격하락의 영향도 있지만,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상황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은 대량생산이라는 과거의 성공모델에 안주하고 있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도입에선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산업을 거론하면서 “한국에 (자동차) 기업은 수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진 않는다”며 “기술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다른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를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후카가와 교수는 ‘인재’를 꼽았다. 그는 “인적 자본은 한국 경제의 강점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한류의 눈부신 성공이 그 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능과 지식을 기반으로 주도면밀하게 타깃을 잡는 서비스 산업의 잠재력이 상당히 높다”며 “한국의 벤처기업은 활기차고 인재도 풍부하지만 더딘 규제완화로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양분한 사회에서 정치개혁이 어렵다면 개방을 확대해 국제협업이라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카가와 유키코 교수는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한파’ 경제학자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의 기업지배구조, 노동시장,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30년 넘게 연구한 경험을 살려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수학했다. 1980년대에 한국산업연구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했으며 2015년에는 연세대 방문교수를 지냈다. ‘대전환기의 한국 경제’ ‘한국, 선진국 경제론’ 등 한국 경제와 관련해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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